우리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당장 상대방 학생을 찾아가고 싶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가 오히려 우리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학교폭력 대응 3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자녀가 피해를 당했을 때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각각의 목적과 절차가 다르므로 상황에 맞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학교폭력 신고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사안을 심의하여 가해학생에게는 1호부터 9호까지의 조치를, 피해학생에게는 필요한 보호조치를 결정합니다.
두 번째, 형사고소는 해당 행위가 범죄에 해당할 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모든 학교폭력이 범죄는 아니므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민사소송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받기 위한 절차입니다.
실제 상황별 대응 사례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같은 반 학생이 지속적으로 욕설과 함께 물건을 던지는 행위를 했습니다. 피해학생 부모는 학폭신고만 진행했고, 가해학생은 5호 처분(사회봉사)을 받았습니다.
반면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신체폭행이 있었던 사안으로 학폭신고와 형사고소를 동시에 진행하여 더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의 의사 확인
어떤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자녀와의 진지한 대화입니다. 아이가 신고를 원치 않는데 부모가 독단적으로 진행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진술하는 것도,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것도 모두 아이가 직접 해야 합니다. 부모가 대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므로 아이의 의사가 가장 중요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상대방 학생이나 학부모를 직접 찾아가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협박이나 위력행사로 오해받아 오히려 아동학대죄로 고소당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학교폭력 신고는 어떻게 하나요
신고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담임교사나 학교폭력전담교사에게 직접 신고하거나, 117 전화신고도 가능합니다. 외부 기관에 신고해도 결국 학교를 통해 교육지원청으로 접수되므로 어느 경로든 절차상 차이는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서면으로 신고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말로 전달하면 누락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있지만, 서면으로 남기면 정확한 의사전달이 가능합니다.
- 육하원칙에 따른 상세한 기록: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 구체적으로 작성
- 학생 간 관계 설명: 평소 관계, 갈등의 배경 등 맥락 제공
- 피해 상황의 구체적 서술: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닌 상황 설명
증거가 없어도 신고할 수 있나요
증거가 없다고 해서 신고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증거가 수집될 수도 있고, 가해학생이 자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증거 수집을 위한 노력은 지속해야 합니다.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피해학생만이 알 수 있는 세부적인 내용들을 상세히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3자가 판단할 때 신빙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요
똑같은 행동이라도 상황에 따라 학교폭력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피해학생의 관점입니다.
판단 기준 사례
남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바지 벗기기' 행위도 학교폭력에 해당합니다. 가해학생이 "장난이었다"고 주장해도, 피해학생이 수치심을 느꼈고 제3자가 봐도 적절하지 않다면 학교폭력으로 인정됩니다.
학교폭력 여부는 다음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 피해학생이 실제로 피해를 느꼈는지
- 일반적인 관점에서 부적절한 행위인지
- 학생 간 관계와 상황적 맥락
- 지속성과 반복성
현명한 대응을 위한 조언
학교폭력은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감정적 대응보다는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아이가 원하는 해결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그 다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장 적절한 대응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모든 절차를 다 진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여 우리 아이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