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직원이 바로 앞에 가게 차렸는데 겸업금지 약정이 없다면
믿었던 직원이 퇴사 후 바로 앞에서 똑같은 업종으로 가게를 차렸습니다. 그것도 우리 고객들에게 연락을 돌리며 노골적으로 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겸업금지 약정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많은 사업주들이 이런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습니다.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걸까요? 다행히 법적 대응 방법이 있습니다.
영업금지 가처분은 포기해야 합니다
먼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영업금지 가처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겸업금지 약정이 없다면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은 불가능합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려면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바로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인데, 여기서 피보전권리가 바로 겸업금지 약정이나 상법 제41조의 영업양도인의 겸업금지 의무입니다.
계약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면 피보전권리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영업금지 가처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중요한 점
겸업금지 약정 없이는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 자체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게 됩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손해배상 소송은 가능
다행히 겸업금지 약정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손해배상 소송입니다. 이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근거로 합니다.
퇴사한 직원이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면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영업비밀 도용: 허락 없이 레시피나 노하우 사용
- 고객 정보 활용: 기존 고객들에게 연락하여 이탈 유도
- 혼동 유발: 메뉴판을 그대로 베끼거나 유사한 매장 운영
- 영업 방해: 의도적인 고객 빼가기 행위
실제 승소 사례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가맹점 운영 노하우를 습득한 직원이 퇴사 후 유사한 브랜드로 경쟁업체를 차린 사건에서, 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인정하여 손해배상을 명령했습니다.
특히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무단으로 활용하여 기존 고객들을 유인한 점이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손해 입증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손해배상 소송의 가장 큰 난관은 구체적인 손해액 입증입니다. 법원은 원고 측에서 손해를 구체적으로 증명하라고 요구하는데, 이를 금전으로 환산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매출 감소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 경기 악화나 시장 상황 변화
- 주변 경쟁업체들의 영향
- 마케팅 전략의 부족
- 계절적 요인이나 트렌드 변화
따라서 퇴사한 직원의 경쟁 행위만으로 매출 손해가 100%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정되는 손해액은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안타깝게도 겸업금지 약정이 없는 상황에서는 인정되는 손해액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1천만원을 넘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법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량적 손해를 인정합니다:
- 영업비밀의 가치와 중요도
- 고객 이탈의 정도와 기간
- 매출 감소의 직접적 연관성
- 가해자의 고의성과 악의성
소송 비용 고려사항
변호사 비용과 소송 비용을 고려할 때, 순수한 경제적 이익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소송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다른 목적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소송을 해야 하는 이유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억제 효과가 가장 큽니다. 다른 직원들에게 "함부로 나가서 경쟁하면 소송당한다"는 경각심을 주어 유사한 사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부담 가하기도 중요한 목적입니다. 피고 역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고, 소송 기간 동안 상당한 스트레스와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합니다.
심리적 응징의 의미도 있습니다.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사업주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소송의 간접적 효과
대구의 한 음식점 사장은 퇴사한 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비록 배상액은 500만원에 그쳤지만, 이후 다른 직원들의 무단 창업 시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해당 직원은 소송 스트레스로 인해 6개월 만에 가게를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예방이 최선
이런 상황을 겪고 나면 대부분의 사업주들이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전 예방의 중요성입니다.
앞으로는 반드시 다음 사항들을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 겸업금지 약정 체결: 구체적이고 명확한 조건으로 작성
- 영업비밀 보호 조항: 단순히 '업무상 비밀'이 아닌 구체적 내용 명시
- 위약금 약정: 적정한 수준의 위약금 설정
- 고객정보 보호: 고객 데이터 접근 권한 관리
특히 프랜차이즈나 노하우가 중요한 업종이라면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실효성 있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미 피해를 본 상황이라면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여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비록 큰 금전적 이익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원칙을 지키고 향후 유사한 상황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