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권리인데 내 맘대로 하면 안 되나요

특허 상담을 받다 보면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내 권리인데 내 맘대로 하는 게 무슨 상관이에요?"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권리를 무리하게 휘두르면 오히려 본인이 더 큰 철퇴를 맞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대형 제약회사가 특허권을 남용했다가 22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권리남용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보겠습니다.

국내 제약회사의 충격적인 권리남용 사례

사건의 전개는 이렇습니다. 한 대형 제약회사가 판매하던 위장약의 특허권이 만료되자, 다른 제약사들이 복제약(제네릭)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죠.

하지만 원래 특허권자였던 제약회사는 매출 방어를 위해 경쟁사들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무엇이 권리남용이었을까요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이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특히 거래처들에게 허위 정보를 유포한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병원이나 약국은 법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소송 중인 약"이라고 하면 처방을 꺼리게 됩니다. 이는 명백한 영업방해 행위였죠.

의약품 특허의 특수성을 악용한 케이스

의약품 특허는 다른 특허와 차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 개발 비용이 천문학적: 신약 개발에는 수천억원이 투입됩니다
• 개발 기간이 매우 긺: 임상시험 등으로 10년 이상 소요됩니다
• 취득 난이도가 극도로 높음: 안전성과 효능을 모두 입증해야 합니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특허권이 만료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가능한 한 독점 판매 기간을 연장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권리를 남용하면 큰 문제가 됩니다.

다른 권리에서도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런 권리남용 문제는 특허권뿐만 아니라 상표권, 저작권 등 다른 지식재산권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심지어 일반적인 계약상 권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제한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권리는 정당한 목적과 적절한 방법으로 행사해야 합니다.

권리남용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권리를 행사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 권리 행사의 목적: 정당한 권리 보호인가, 아니면 경쟁사 견제인가
• 권리 행사의 방법: 적절하고 합리적인 방법인가
• 상대방의 피해: 권리 행사로 인한 상대방 피해가 과도하지 않은가
• 사실관계의 명확성: 권리 침해 사실이 명확한가

권리남용의 법적 결과들

권리를 남용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제재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 공정거래법 위반: 과징금, 시정명령
• 민사상 손해배상: 상대방이 입은 피해 배상
• 형사상 책임: 업무방해죄 등 형사처벌 가능
• 신용도 하락: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 손상

특히 상장기업의 경우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향후 비즈니스 전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현명한 권리 행사 방법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 다음과 같이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명확한 근거와 사실에 기반한 행사
• 상대방과의 충분한 협의 시도
• 전문가의 조언과 검토 과정 거치기
• 권리 행사의 목적과 방법의 적절성 검토
• 예상되는 반격과 리스크 사전 평가

결국 중요한 것은 권리는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행사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무리한 권리 행사는 오히려 더 큰 손해로 돌아올 수 있으니, 항상 신중하게 접근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