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변호사 없이도 대응할 수 있을까
자녀가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되어 교육지원청에서 심의위원회가 열린다는 통보를 받으셨나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스럽고,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실 겁니다.
실제로 많은 학부모님들이 학폭위 절차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불필요한 실수를 하거나, 아이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은 학폭위 절차와 대응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학폭위는 누가 진행하나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첫 번째 질문입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는 교육지원청에서 진행되며, 전체 위원은 약 50명 정도로 구성됩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 사건을 담당하는 것은 그 중 일부인 소위원회입니다. 소위원회는 보통 7명에서 9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절반 정도는 학부모 위원이고 나머지는 변호사, 경찰, 공무원 등 전문가들입니다.
위원회 구성 현실
위원들은 2년 임기로 활동하며, 사건마다 다른 소위원회가 배정됩니다. 어떤 위원들이 배정되느냐에 따라 분위기나 질문 스타일이 달라질 수 있어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드시 참석해야 하나요
통지서를 보면 "당일 출석이 어려우면 서면 의견서를 제출하세요"라는 문구가 있어 서면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한 직접 참석하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감정적 전달력: 직접 만나서 진심을 보여주는 것과 서면의 차이는 하늘과 땅
- 즉석 해명: 오해받을 수 있는 부분을 바로 설명할 기회
- 반성의 진정성: 가해학생의 경우 진정한 뉘우침을 보여줄 수 있음
위원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서면으로만 접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훨씬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언제 열리고 어떻게 진행되나요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사안을 올린 후 원칙적으로 21일 내에 개최됩니다. 사정에 따라 최대 7일 연장 가능하므로 대략 한 달 이내에 열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당일 절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 대기: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마주치지 않도록 별도 대기실에서 순서 대기
- 입장: 디귿자형 책상이 놓인 회의실에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입장
- 사안 설명: 간사(보통 장학사)가 전체적인 사건 개요 설명
- 질의응답: 위원장과 위원들이 학생에게 직접 질문
주의사항
질의응답 시간은 사건 복잡도에 따라 30분에서 2시간까지 소요됩니다. 아이가 긴장해서 답변을 제대로 못하거나, 앞뒤가 안 맞는 답변을 할 수 있으니 학부모님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학부모가 대신 답변해도 되나요
아이가 답변을 버벅이거나 잘못된 말을 하면 학부모님이 끼어들고 싶으실 겁니다. 실제로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 대신 답변을 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위원들은 대부분 아이의 직접적인 답변을 듣고 싶어 합니다. "부모님은 잠시 자제해 주시고 학생이 직접 답변하도록 해주세요"라는 요청을 받게 되면 많은 학부모님들이 위축되어 가만히 계시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 경우에는 과감하게 끼어드셔야 합니다:
- 위원들이 부적절한 질문을 할 때
- 아이가 명백히 혼란스러워하거나 기억에 착오가 있을 때
- 사실관계를 잘못 진술하여 불리해질 상황일 때
한 번 지적받더라도 아이가 잘못된 답변으로 사실관계가 꼬이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결정은 언제 나오나요
많은 분들이 놓치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위원회 결정은 당일에 바로 나옵니다. 우리가 퇴실한 후 위원들끼리 바로 회의를 해서 학교폭력 성립 여부와 처분을 결정합니다.
흔한 실수
일부 학부모님들이 "위원회 끝나고 나서 유리한 자료를 더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데, 이미 늦었습니다. 모든 자료는 위원회 전에 미리 제출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결정은 당일에 나지만, 우리가 그 결과를 알게 되는 것은 약 일주일 후입니다. 교육지원청에서 처분 결과를 문서로 통보해주기 때문입니다.
위원회 대응 시 핵심 포인트
학폭위를 처음 경험하시는 분들이 알아두시면 좋을 핵심 사항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전 준비가 전부: 당일 이후에는 추가 자료 제출이 의미 없음
- 아이와 충분한 연습: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준비
- 감정 조절: 억울하더라도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대응
- 사실관계 정확히: 작은 거짓말도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림
무엇보다 학폭위는 아이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자리입니다. 절차를 미리 알고 충분히 준비한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변호사 선임이 꼭 필요한 경우
모든 사건에 변호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사안이 복잡하거나 여러 학생이 연관된 경우
- 학교 측 조사 과정에서 불공정한 처리가 있었던 경우
- 상대방이 이미 변호사를 선임한 경우
- 처분 결과가 진학이나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칠 경우
학폭위는 한 번의 기회입니다. 충분히 준비하셔서 아이에게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