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가압류 일부만 걸렸는데 전액을 못 받는다면
건설회사에서 아파트 공사를 마치고 공사대금 2억원을 받기로 했는데, 갑자기 1천만원짜리 채권가압류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시공사측에서 "가압류가 들어왔으니 전액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말하며 나머지 1억 9천만원마저 주지 않으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전액을 받지 못하는 걸까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채권가압류의 실제 효력 범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가압류 결정서에 명시된 정확한 범위
채권가압류가 들어오면 법원에서 제3채무자(채무자에게 돈을 줘야 하는 사람)에게 채권가압류 결정서를 보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주문입니다.
실제 결정서 주문 예시
"별지기재 채권을 가압류하고, 제3채무자는 채무자에게 위 채권에 관한 지급을 하여서는 안 된다"
별지: 공사대금 채권 중 금 1천만원에 이르기까지의 부분
이 결정서를 자세히 보면, 제3채무자가 지급하면 안 되는 금액은 가압류된 금액인 1천만원에 한정됩니다. 전체 공사대금 2억원이 모두 동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3채무자가 전액 지급을 거부하는 이유
그런데 왜 많은 제3채무자들이 가압류 금액을 초과해서 지급을 거부할까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법적 지식 부족: 가압류 효력 범위를 정확히 모름
- 이중 지급 우려: 나중에 또 다른 가압류가 들어올까 봐 걱정
- 분쟁 회피: 복잡한 법적 다툼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음
- 안전한 선택: 법원 공탁으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심리
제3채무자 입장에서의 고민
대형 건설사나 제조업체의 경우 "혹시 모를 분쟁"을 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법무팀이 없는 중소기업이라면 더욱 신중해집니다.
나머지 금액을 받기 위한 실질적 방법
이런 상황에서 채무자가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단계: 법적 검토서 제공
가장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은 변호사 명의로 법적 검토 의견서를 작성해서 제3채무자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이 서면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 가압류 결정서의 정확한 해석
- 지급 가능한 금액의 구체적 산정
- 제3채무자가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법적 근거
- 지급 거부시 발생할 수 있는 지연이자 문제
2단계: 법원 공탁 안내
그래도 제3채무자가 불안해한다면, 법원 공탁을 안내할 수 있습니다. 제3채무자가 전체 금액(위 예시의 경우 2억원)을 법원에 공탁하면, 법원에서 가압류 채권자와 원 채권자 사이의 분배를 담당하게 됩니다.
공탁 절차의 실제
최근 한 IT기업이 소프트웨어 개발비 5억원 중 2천만원 가압류가 들어온 사건에서, 발주처가 전액을 법원에 공탁했습니다. 이후 개발업체는 4억 8천만원을 정상적으로 분배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연이자는 누가 부담하나요
제3채무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지급을 지연한다면, 지연이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계약서에 지연이자 조항이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 상사채권: 연 6% (상법 제54조)
- 일반채권: 연 5% (민법 제379조)
- 계약 약정이자: 계약서상 합의된 이율
따라서 제3채무자 입장에서도 무작정 전액 지급을 거부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법적 검토를 통해 지급 가능한 부분은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추가 가압류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하나요
간혹 처음 가압류 이후에 또 다른 채권자가 추가로 가압류를 신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순서대로 처리: 가압류 접수 순서대로 우선순위가 결정됩니다
- 초과 가압류: 채권 총액을 초과하는 가압류는 효력이 제한됩니다
- 공탁의 장점: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는 법원 공탁이 가장 안전한 해결책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해들
채권가압류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흔한 오해들
오해1: "가압류가 들어오면 전액이 동결된다" → 가압류된 금액만 동결
오해2: "제3채무자가 무조건 공탁해야 한다" → 선택사항
오해3: "공탁하면 이자가 붙지 않는다" → 공탁 이후 법정이자 적용
예방이 최선의 대책
무엇보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계약 체결시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보세요:
- 분할 지급: 공사 진행 단계별로 대금을 나누어 받기
- 담보 설정: 공사대금 담보를 위한 유치권이나 저당권 확보
- 에스크로 계좌: 제3자(은행) 관리 계좌를 통한 안전한 거래
채권가압류는 채무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정확한 법적 지식을 바탕으로 대응한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입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전문적인 조언을 구해서 체계적으로 접근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