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변호사가 알려주는 앱 개발 계약의 숨겨진 함정들
많은 스타트업들이 앱을 이용한 사업을 하면서 앱 제작을 외주로 맡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작 계약을 할 때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서 유리할 수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IT 분야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영역이기 때문에, 조금만 더 준비하면 나중에 훨씬 쉽게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앱 제작 계약은 도급계약입니다
도급계약이라고 하면 잘 와닿지 않으실 텐데, 건물이나 아파트를 짓는 것, 집 내부 인테리어 등을 하는 것과 같이 어떠한 일의 완성을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 계약입니다.
- 도급인: 외주를 맡기는 사람 (앱을 의뢰하는 사업자)
- 수급인: 외주를 받은 사람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
도급계약의 핵심 특징
도중에 계약이 해제되었을 때, 일을 했던 수급인은 일을 완성한 비율만큼의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율 산정의 함정
얼핏 생각하면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예시 vs 복잡한 현실
간단한 경우: 박스 10개를 만드는데 50만원을 받기로 했는데 8개만 완성한 상태에서 중단되면, 80%인 40만원을 받으면 됩니다.
복잡한 경우: 집 인테리어에서 주방과 거실 공사가 완료된 상태라면, 이것이 전체 공사의 몇 %인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소송에서는 감정이라는 절차를 통해 현재 진행된 작업의 진척도가 전체 중 어느 정도 비율인지를 전문가에게 감정받게 되고, 대부분의 판사가 이 감정 결과에 따라 판단을 내립니다.
감정 비용의 부담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감정을 하는 데는 최소 수백만원이 소요됩니다.
현실적인 딜레마
당사자 간에 300만원을 더 받겠다/덜 받겠다고 다투는 상황에서, 감정비용으로 300만원을 내야 한다면 소송의 실익이 없습니다. 변호사비까지 포함하면 받을 수 있는 돈보다 소송 비용이 더 클 수 있습니다.
도급인에게 유리한 전략
1도급인(사업자) 입장의 전략
원칙: 돈은 한번 주고 나면 받아내기 어렵다고 생각하세요.
방법: 돈을 선불로 주지 않기로 하고, "일이 완성된 비율만큼 돈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계약하면 사실상 자신이 주고 싶은 만큼만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수급인이 소송을 걸면 법원에서 판단하는 비율만큼 지급해야 하지만, 수급인 입장에서는 변호사 선임비용과 감정비용을 우선 부담해야 하므로 차액이 천만원을 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소송을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계약해제시 손해배상 주의
계약해제를 할 경우 기본적으로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도급인은 수급인의 손해를 배상해야 할 의무를 부담할 수 있으므로 계약서 작성시 이런 변수를 고려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수급인에게 유리한 전략
2수급인(개발자) 입장의 전략
첫째: 돈은 가능한 한 선불로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둘째: 선불 전액이 어렵다면, 정산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핵심 해결책 기간 비율 정산법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도급계약에서 기본적으로는 완성한 비율만큼 돈을 받지만, 그 비율 확인을 위해 감정이 필요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습니다.
?혁신적인 해결방법
계약서에 정산 금액을 "일을 완성한 비율만큼"이 아니라 "전체 작업기간 중 실제 작업을 한 기간의 비율"로 정해두세요.
구체적인 예시
기존 방식: "70%의 일을 진행했다" → 감정이 필요함
개선된 방식: "총 10일 계약기간 중 7일 동안 작업했다" → 객관적으로 증명 가능
언제부터 일을 시작했고 언제까지 일을 했는지는 감정 없이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훨씬 간단하게 자신이 얼마만큼의 돈을 받을 수 있는지 증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의사항
초반에 업무를 더 많이 하는 상황이라면, 날짜 비율로 했을 때 오히려 실제 일한 만큼보다 적게 받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개발자는 이런 유불리를 잘 고려해야 합니다.
위약금 조항의 중요성
도급인이 임의로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손해가 발생합니다:
- 기회비용: 계약 체결을 위해 미팅하고 노력했던 시간
- 공백기간: 다음 일을 구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
- 준비비용: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투입한 각종 준비 작업
위약금 조항 예시
"도급인이 임의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경우에는 300만원을 위약금으로 지급한다"
이런 조항을 넣어두시면 임의적인 계약해지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 작성시 최종 체크리스트
문제가 안 생기면 계약서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계약서는 항상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작성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필수 확인사항
도급인(사업자): 선불 지급 최소화, 완성 비율 기준 정산
수급인(개발자): 선불 지급 최대화, 기간 비율 기준 정산, 위약금 조항
공통: 구체적인 업무 범위, 완성 기준, 지적재산권 귀속
특히 앱 제작 계약처럼 아직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일수록, 내가 조금 더 준비하면 나중에 훨씬 쉽게 권리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