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도용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대형 IT기업에서 UX 디자이너로 일하던 김씨는 퇴사하면서 자신이 만든 앱 디자인을 포트폴리오로 가져갔습니다. 새로운 회사에서 비슷한 디자인을 활용했더니 전 회사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했습니다. 분명 본인이 직접 만든 작업물인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요?

디자인 업계에서 저작권과 관련한 분쟁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창작자가 누구인지는 명확하지만, 실제 저작권의 소유가 누구에게 있는지는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업무상 저작물의 복잡한 소유권 구조

저작권법에서는 창작과 동시에 저작권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무상 저작물의 경우 실제 창작자와 저작권자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은 크게 두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인격권: 창작자의 이름을 표시할 권리, 작품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
• 재산권: 복제, 배포, 전시 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권리

회사 소속 디자이너의 권리와 제약

회사의 정규직이나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디자이너의 경우, 본인이 직접 창작한 작업물이라 해도 업무상 저작물에 해당하면 저작권은 회사에 귀속됩니다.

이때 중요한 판단 기준들:

• 업무 지시: 회사나 상급자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는가
• 근무시간: 정규 근무시간 내에 회사 자원을 활용했는가
• 보수 관계: 해당 업무에 대한 급여나 보상이 지급되었는가

다만 직원 디자이너에게도 저작인격권은 인정됩니다. 디자인 출원이나 공식 발표 시 창작자로서 본인의 이름을 기재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경력 관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프리랜서와 디자인 스튜디오의 다른 기준

프리랜서나 독립 디자인 스튜디오의 경우 상황이 다릅니다. 의뢰인과의 계약 내용에 따라 저작권 귀속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표준 계약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 최종 결과물: 의뢰인에게 납품하여 사용권 부여
• 저작권: 창작자인 디자이너가 보유
• 원본 파일: 계약에 따라 양도 여부 결정

원본 파일 제공 시 고려사항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원본 파일의 활용 범위입니다. 의뢰인이 요청하는 경우가 많지만, 무제한 편집권을 주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원본 파일 제공 시 명확히 해야 할 조건들:

• 수정 범위: 텍스트 변경, 색상 조정 등 제한적 수정만 허용
• 사용 기간: 특정 기간이나 프로젝트에만 한정
• 2차 창작 금지: 원본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디자인 제작 제한
• 재배포 금지: 제3자에게 원본 파일 전달 금지

분쟁 예방을 위한 실무 가이드

디자인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려면 사전에 명확한 약정이 필요합니다:

회사 직원의 경우:

• 창작자 기록을 문서로 남겨두기
• 회사의 직무발명 보상제도 확인하기
• 퇴사 시 포트폴리오 사용 범위 협의하기

프리랜서의 경우:

• 계약서에 저작권 귀속 명시하기
• 원본 파일 제공 조건 상세히 기재하기
• 추가 작업 시 별도 계약 체결하기

디자인 업계의 저작권 분쟁은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산업 발전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무엇보다 사전에 명확한 약정을 통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모든 당사자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