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화 받고 바로 출석하면 안 됩니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현장에서 음주측정을 하고 귀가 조치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빠르면 2~3일, 길게는 2주 후에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 전화가 옵니다.
많은 분들이 경찰에서 연락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해하거나, 반대로 "그냥 나가서 대답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가볍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를 잘못 받으면 형사 처벌 수위가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적발 후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 나오면 모두 조사 대상이 됩니다. 현장에서는 간단히 신원만 확인하고 귀가시킨 뒤, 며칠 후 경찰서로 출석 요구를 합니다.
출석 요구는 대부분 전화로 옵니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문자나 등기우편으로 통지가 오기도 합니다. 이때 경찰이 정한 날짜에 무조건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음주운전 사건 처리 흐름
경찰 조사가 끝나면 수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검찰에 송치합니다. 검사는 기록을 보고 약식기소, 정식기소, 기소유예 등을 결정합니다. 요즘은 음주운전에 대해 사회적으로 엄중하게 처벌하는 분위기라 기소유예는 많지 않습니다.
왜 최소 3일은 준비해야 할까요
경찰 조사는 임의수사입니다. 강제수사가 아니므로 일정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 정한 날짜에 바로 가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거나 사건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최소 3일 이상 준비 기간을 두어야 할까요? 준비 없이 조사에 응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불리한 진술: 나도 모르게 불리한 내용을 말할 수 있습니다
- 기억 불명확: 음주 상태였기 때문에 기억이 흐릿한 부분이 많습니다
- 일관성 부족: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다 보면 앞뒤가 다른 진술을 하게 됩니다
- 전략 부재: 어떤 내용을 어떻게 진술해야 유리한지 모릅니다
첫 진술의 중요성
경찰 조사에서의 첫 진술은 조서에 기록되어 수사 기록과 재판 과정에서 모두 공유됩니다. 이 진술이 형사사건 전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무엇을 물어보나요
경찰 조사는 대부분 육하원칙에 따라 진행됩니다. 필수적으로 물어보는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찰 조사 주요 질문 항목
이 질문들에 일관성 있게 대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찰은 사실 확인을 위해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반복해서 물어볼 수 있는데, 이때 답변이 달라지면 "진술을 바꾸고 있다", "반성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진술 일관성이 왜 중요한가요
경찰 입장에서 진술의 일관성은 진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 사람은 말을 이랬다 저랬다 한다", "앞뒤가 다르다"는 인상을 주면 반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사실 확인을 위해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하면 피조사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됩니다. 그러면 실수나 불명확한 표현을 하게 되고, 결국 거짓 진술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일관성 없는 진술의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5%로 적발된 A씨는 처음에는 "집까지 500m 정도만 운전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CCTV를 확인하고 다시 물어보자 "아, 잘 기억이 안 나는데 2km 정도 운전한 것 같다"고 진술을 바꿨습니다.
이 일관성 없는 진술로 인해 A씨는 "사실을 숨기려 한다", "반성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약식기소가 아닌 정식재판으로 넘어가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음주 수치가 0.2% 이상, 즉 만취 상태였다면 기억이 흐릿한 부분이 많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많은 분들이 희미한 기억을 대충 얼버무리거나 추측으로 답변하는데, 이것은 정말 위험한 행동입니다.
실제로 "그랬던 것 같아요"라고 추측해서 진술했다가 나중에 이 진술이 핵심 증거, 유일한 증거가 되어버린 사례가 많습니다.
기억이 불명확할 때 대응법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추측으로 답변하지 마세요. 대신 CCTV, 블랙박스,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증거를 통해 사실관계를 보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작업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 경우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형사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
- 사고가 발생한 경우
-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경우
- 측정 거부나 도주 등 다른 범죄가 경합되는 경우
-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오락가락하는 경우
-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
특히 음주운전은 상습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과거 음주 관련 전과가 있다면 이번 적발 그 자체만으로도 실형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진술하는 방법
자신에게 유리한 정황이 있다고 해도 무조건적으로 피력하면 오히려 "합리화하려고 한다", "변명한다",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잘못된 진술 사례
"지인의 권유로 운전했어요", "잠깐만 운전한 거예요", "도로에 사람이 없어서 위험성은 적었어요" 같은 진술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주행거리가 짧았다", "사람이나 차량이 통행하지 않는 시간대였다"고 하면 도로교통법상 위험성이 낮아 처벌이 경감될 거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엄연히 음주운전에 해당하며, 오히려 "위험하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져 더 나쁜 태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들
다음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음주운전이어도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긴급피난에 해당하는 사례
대리운전 기사와 다툼: 대리운전 기사가 화가 나서 도로 한가운데 차를 두고 가버린 경우, 뒤에서 오는 차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4~5m 정도 갓길로 이동시킨 행위는 판례상 '정당행위'로서 긴급피난에 해당해 형사 처벌을 받지 않고 면허 정지도 구제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음주 수치 이상: 사망 수치(거의 의식을 잃을 정도의 높은 수치)가 나왔는데 실제로는 멀쩡했다면, 음주측정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경찰 조사 준비 체크리스트
경찰 조사에 임하기 전에 반드시 다음 사항들을 확인하고 준비하세요:
출석 전 필수 준비사항
특히 형사 처벌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면 출석 전에 반드시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정리된 입장문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찰 조사는 보통 몇 번 받나요
일반적으로 사안이 복잡한 경우에는 여러 번 조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 위반 음주운전은 비교적 단순한 사건이므로 거의 한 번에 끝납니다.
다만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중요한 부분에 대한 진술에 실수가 있거나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추가로 한 번 더 조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첫 조사를 신중하게 준비해서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며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절대 서두르지 마세요. 경찰 조사는 임의수사이므로 일정을 충분히 조율할 수 있습니다.
최소 3일 이상 준비 기간을 두고, 사실관계를 정리하며, 증거를 확보하고, 일관된 진술 전략을 세운 후 조사에 임해야 합니다. 특히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거나 사고가 발생했거나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신중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경찰 조사에서의 첫 진술은 그 이후 모든 절차에 영향을 미칩니다. 검찰 송치, 기소 여부 결정, 재판 과정에서 모두 참고되므로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준비 없이 출석해서 불리한 진술을 하거나 일관성 없는 답변을 하면 약식기소로 끝날 사건이 정식재판으로 넘어가거나, 벌금형으로 끝날 사건이 집행유예나 실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기억하세요
경찰에서 출석 요구 전화가 왔다고 해서 당일이나 다음 날 무조건 가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을 조율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며, 이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충분히 준비한 후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세요.
음주운전은 분명 잘못된 행동입니다. 하지만 이미 저지른 잘못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처벌을 받는 것과, 준비 부족으로 인해 과도한 처벌을 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여러분이 받아야 할 정당한 수준의 처벌을 넘어서지 않도록, 경찰 조사 전 충분한 준비와 전략적 대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형사 처벌 가능성이 높은 경우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준비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