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나왔는데 상대방은 처벌 안 되나요

형사 고소를 당했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많은 분들이 상대방을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무혐의가 나왔으니 상대방은 당연히 무고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무혐의와 무고죄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무고죄 성립 요건 2가지

무고죄로 상대방을 처벌하려면 두 가지 요건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허위사실이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합니다.

무혐의라는 것은 유죄라는 증거가 없다는 의미이지, 안 그랬다는 것을 명백하게 입증하는 건 아닙니다.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가 나왔을 때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도 없지만 안 저질렀다는 증거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상대방을 무고죄로 처벌하려면 명백히 허위사실이었다는 점을 따로 더 강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둘째, 상대방이 무고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야 합니다.

아동학대 사건에서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엄마는 아이의 말만 듣고 고소했는데 나중에 아이가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입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이가 그렇게 얘기했고 나는 이게 사실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면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

무고죄 고소하면 안 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무고죄로 고소하시면 안 됩니다.

내 사건 결과가 나오기 전

그때부터 무고죄를 고소하면 내 사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만약 내 사건이 불리하게 진행돼서 혐의가 있다고 나온다면, 무고죄로 상대방을 고소한 것이 오히려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되어 가중 처벌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법리적 판단을 잘못한 경우

이것도 아동학대 사건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이 정도가 아동학대인지 아닌지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고, 판사조차도 심급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이게 분명히 학대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정도의 사안이라면, 고소했을 때 오히려 상대방과 불필요한 갈등만 더 커지기 때문에 고소를 안 하는 게 낫습니다.

무고죄 고소 대응 전략

상대방을 무고죄로 고소하려면 사건 초기, 특히 내 사건이 진행 중일 때부터 무고죄 고소를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합니다.

내 사건을 진행하고 있을 때는 피해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해서 사건 자료나 증거를 훨씬 더 수월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증거 수집이 핵심입니다

내 사건에서 무혐의가 나와야만 상대방을 고소하기 좋기 때문에, 내 사건에서부터 면밀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 알리바이 증거: 사건 당시 다른 곳에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
• 목격자 진술: 상대방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는 제3자 진술
• 물리적 증거: CCTV, 통화기록, 위치정보 등
• 모순된 진술: 상대방 진술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 정리

단순히 증거가 부족해서 무혐의가 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주장이 명백히 거짓이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이유

무고죄는 일반 형사 사건보다 입증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내 사건을 진행할 때부터 무고죄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