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하겠다고 속여서 간음한 경우 성립하던 범죄였으나 현재는 폐지되었습니다.
혼인빙자간음죄는 과거 형법 제304조에 있던 범죄입니다. 결혼하겠다고 약속하거나 그렇게 믿게 만들어서 성관계를 한 경우 처벌하는 조항이었죠. 근데 2013년에 헌법재판소가 이 조항을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보다는 결혼 약속 위반을 처벌하는 거라서 형법으로 다스릴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였어요. 또 '간음'이라는 표현 자체가 성에 대한 구시대적 관념을 담고 있고, 피해자가 주로 여성이라고 전제하는 것도 양성평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죄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다만 폭행이나 협박으로 성관계를 강요했다면 강간죄 등 다른 범죄가 성립할 수 있어요. 결혼 약속을 어긴 것 자체는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 죄의 폐지는 성범죄에 대한 법적 관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