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국제적인 분쟁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한국 회사가 중국에 100% 자회사를 설립해서 사업을 했는데, 자회사가 중국 업체들에게 물품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본사를 상대로 "중국법에 따라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며 소송을 걸었는데, 과연 결과는?
복잡한 국제 분쟁의 전말
2000년 9월 29일, 한국의 피고 회사가 미화 50만 달러를 출자하여 중국에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했습니다.
2003년 8월 21일 이후부터 피고 회사가 중국 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1인 유한책임회사가 되었습니다.
중국의 원고 업체들이 중국 자회사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물품을 공급했습니다.
중국 자회사가 물품대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자회사에 돈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본사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중국 회사법에 따라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죠.
1심과 항소심에서는 "한국 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없다"며 소를 각하했지만, 대법원에서 관할권을 인정하며 환송했습니다.
"중국법이 준거법, 1인 유한회사 주주는 연대책임"
핵심 쟁점: 준거법과 법인격 부인
구 국제사법 제16조: "법인 또는 단체는 그 설립의 준거법에 의한다"
적용 범위: 법인의 설립·소멸, 조직·내부관계, 구성원의 권리·의무 등 법인 문제 전반
이 사건 적용: 중국에서 설립된 법인이므로 중국법이 준거법
이 사건의 핵심은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 것인가와 법인격을 부인할 수 있는가하는 두 가지 문제였습니다.
대법원의 중요한 법리
대법원의 핵심 판단
"법인과 채권·채무관계가 있는 자가 법인과 사원 등 배후자 사이의 법인격의 분리를 부정하면서 법인의 사원 등 배후자에 대하여 법인의 채무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법인의 설립 준거법에 따라야 한다"
중국 회사법 제63조의 특별한 규정
조문: "1인 유한책임회사의 주주가 회사 재산이 주주 자신의 재산과 독립적인 것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 회사 채무에 대한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특징: 증명책임을 주주에게 전환 (한국법과 다름)
효과: 주주가 재산 독립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연대책임
이는 한국법과는 매우 다른 접근입니다. 한국에서는 법인격 부인을 위해 엄격한 요건(형식 남용, 실질 지배 등)을 요구하지만, 중국법은 1인 유한회사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한국법 vs 중국법 비교
한국법:
• 법인격 부인은 예외적 경우에만
• 엄격한 요건 (형식 남용 + 실질 지배 등)
• 채권자가 모든 사실을 입증해야
중국법 (1인 유한회사):
• 재산 독립성 증명을 주주 책임으로
• 증명 실패시 자동으로 연대책임
• 주주가 무혐의를 입증해야
실무에서의 의미
- 중국 투자시 주의: 1인 유한회사 설립시 더 엄격한 책임 기준 적용
- 재산 분리 철저: 본사와 자회사 재산을 엄격히 분리 관리
- 증명서류 보관: 재산 독립성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체계적 보관
- 법무 리스크 관리: 해외 자회사 설립시 현지법 상세 검토
- 현지법 활용: 채무자 회사 설립국 법률을 적극 활용
- 주주 책임 추궁: 특히 1인 회사의 경우 주주 책임 검토
- 관할 법원 선택: 유리한 관할권을 가진 법원에서 소송
- 증거 수집: 법인격 남용 증거 사전 수집
재판관할권의 복잡성
이 사건은 재판관할권 문제로도 복잡했습니다:
• 1심: "한국 법원에 관할권 없다" → 소 각하
• 항소심: "관할권 없다" → 항소 기각
• 대법원: "관할권 있다" → 파기환송
• 환송 후: 관할권 인정 + 본안에서 원고 승소
피고의 한국 소재: 피고가 한국에 본점을 둔 한국 회사
실질적 연관성: 한국 회사의 의사결정이 중국 자회사 경영에 영향
재판의 실효성: 한국에서 재판해야 실효성 있는 구제 가능
법정지 부적절성 부인: 한국이 현저히 부적절한 법정지는 아님
증명책임의 전환
중국 회사법의 독특한 점
일반적으로 법인격 부인을 주장하는 쪽이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지만, 중국의 1인 유한회사는 주주가 재산 독립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는 1인 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 주주가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므로 더 엄격한 책임을 지우는 것입니다.
피고가 패소한 이유
• 재산 분리: 본사와 자회사 재산이 독립적임을 증명하지 못함
• 회계 분리: 별도의 회계처리가 이루어졌는지 불분명
• 의사결정 독립성: 자회사의 독립적 의사결정 과정 증명 부족
• 자금 운용: 자회사 자금이 독립적으로 운용되었는지 의문
유사한 실제 사례들
• 베트남 자회사: 베트남법에 따른 모회사 책임 추궁 사건
• 인도네시아 법인: 현지법상 이사 책임과 주주 책임 혼재
• 미국 LLC: 유한책임 관통 법리 적용 분쟁
• 싱가포르 자회사: 영미법계 법인격 부인 법리 적용
예방을 위한 실무 가이드
- 현지법 상세 검토: 특히 주주 책임에 관한 조항 세밀히 검토
- 재산 분리 체계: 본사와 자회사 간 재산 완전 분리 시스템 구축
- 독립적 운영: 자회사의 독립적 의사결정 체계 확립
- 문서화: 모든 거래와 의사결정을 문서로 명확히 기록
- 정기 점검: 법인격 분리 상태 정기적 점검 및 개선
• 1인 유한회사 위험성: 다른 주주 참여로 위험 분산 고려
• 재산 관리 철저: 본사 자금과 자회사 자금 절대 혼용 금지
• 증명서류 준비: 재산 독립성 증명 자료 체계적 보관
• 현지 법무 자문: 중국 현지 변호사와 지속적 상담
국제거래의 리스크
이번 판례는 국제거래에서 예상치 못한 법적 위험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각국의 법제가 다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계약 단계: 준거법과 관할 법원을 명확히 약정
이행 단계: 현지법에 따른 리스크 상시 모니터링
분쟁 단계: 유리한 관할권에서 신속한 법적 대응
예방 차원: 다국적 법무팀 구성 및 정기 자문
일상생활 속 의미
이번 판례는 해외 투자나 사업시 현지법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특히 법인 설립과 운영에 있어서는 현지법을 정확히 파악하고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억하세요!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할 때는 반드시 현지법을 상세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1인 회사의 경우 더욱 엄격한 책임이 부과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본사와 자회사의 재산을 철저히 분리하고, 독립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하며, 모든 것을 문서로 명확히 기록해야 합니다. 법은 국경을 넘나들며 예상치 못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