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피해자 대상 촬영물이 아니면 성폭력처벌법 적용 안 돼" - 촬영물등이용협박죄 핵심 요건 명확화한 중요 판결
A씨가 B씨를 협박하면서 다른 사람 C씨의 성적 촬영물을 보여줬습니다. "이걸 퍼뜨리겠다"고 했는데, 이게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등이용협박죄일까요, 아니면 단순한 일반협박죄일까요?
얼핏 보면 "촬영물을 이용해서 협박했으니까 당연히 성폭력처벌법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촬영물이 아니면 안 된다"고 명확한 선을 그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하는 시대에 법 적용의 정확한 경계를 제시한 중요한 판결입니다.
형량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지만, 일반협박죄는 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가? 피해자와 관련 없는 제3자의 촬영물을 사용해도 이 죄가 성립하는가?
"촬영물 등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촬영물 등을 이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촬영물을 인식하고 이를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협박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이어야 하고, 단순히 협박 문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어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촬영물이 협박 피해자 본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어요.
2024년 5월 판결(2023도17896)을 인용하면서 일관된 법리 적용을 보여줬습니다.
A씨의 나체사진을 들고 B씨를 협박 → 성립하지 않음 (B씨 대상이 아님)
B씨의 나체사진을 들고 B씨를 협박 → 성립함 (B씨 본인 대상)
성폭력처벌법은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인격권을 보호하려는 법입니다. 제3자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은 이런 보호법익과 직접 관련이 없어요.
제3자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도 형법상 협박죄로는 충분히 처벌됩니다. 다만 가중처벌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죠.
명확한 구성요건 해석으로 무분별한 확대해석을 막고, 법 적용의 예측가능성을 높였어요.
촬영물의 촬영 대상과 협박 피해자가 동일한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다르면 성폭력처벌법 적용이 어려워요.
촬영물 대상자와 피해자의 동일성을 다투는 것이 핵심 방어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성적 촬영물을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누구를 대상으로 한 촬영물인지 명확히 입증해야 해요.
본인 촬영물로 협박받는 피해자는 성폭력처벌법의 강력한 보호를 받지만, 간접적 피해자는 일반협박죄 수준의 보호만 받게 됩니다.
제3자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의 심각성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현행 성폭력처벌법으로는 가중처벌이 어려워요.
디지털 성범죄의 다양한 양상을 반영한 새로운 처벌 규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간접적 피해자 보호 방안 검토가 필요해요.
촬영물의 출처와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디지털 포렌식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의 촬영물등이용협박죄는 피해자 본인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일 때만 적용된다. 아무리 성적인 촬영물을 이용해서 협박했더라도, 그 촬영물이 제3자의 것이라면 일반협박죄로 처리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수사와 재판에서 혼란을 겪고 있던 실무진들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어요. 앞으로는 "누구를 대상으로 한 촬영물인가?"가 이 죄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것입니다.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인 의미 있는 판결이지만, 동시에 제3자 촬영물을 이용한 간접 협박의 처벌 공백에 대한 입법적 고민도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