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이야기

유튜브 영상에 개 얼굴 합성, 모욕죄 성립할까? 판례분석

등록일 | 2025-11-18
유튜브 영상에 개 얼굴 합성, 모욕죄 성립할까? 시각적 표현과 모욕죄의 경계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도4719 판결

유튜브 영상에 개 얼굴 합성, 모욕죄 성립할까?

모욕죄 시각적 표현 유튜브 사회적 평가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에 피해자의 방송 영상을 올리면서 피해자 얼굴에 개 얼굴을 합성했습니다. 모욕죄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은 무죄 판단을 내렸어요. 불쾌한 표현과 모욕죄 사이의 경계는 어디일까요? 시각적 표현 수단을 사용한 모욕죄의 성립 범위를 명확히 한 중요한 판례입니다.

사건의 배경

피고인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였어요. 어느 날 자신의 채널에 피해자의 방송 영상을 게시했는데, 문제는 영상 편집 방식이었습니다. 피해자의 얼굴 부분에 개 얼굴을 합성해서 올린 거예요.
피해자는 이를 모욕으로 받아들였고, 피고인은 모욕죄로 기소됐습니다. 언어가 아닌 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한 표현이었죠. 과연 이것이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할까요?

모욕죄란 무엇인가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해야 합니다. 핵심은 '사회적 평가의 저하'예요.
따라서 어떤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요.

시각적 표현도 모욕죄가 될 수 있나요?

대법원은 모욕의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고 봅니다. 언어적 수단이 아닌 비언어적·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하더라도, 그것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침을 뱉거나, 모욕적인 의미가 명백한 제스처를 하는 것도 모욕죄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중요한 건 그 행위가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지 여부입니다.

구체적 사안의 판단

1단계: 유튜브 영상 게시
피고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피해자의 방송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2단계: 개 얼굴 합성
피해자의 얼굴 부분에 개 얼굴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영상을 편집했어요.
3단계: 모욕죄 기소
피해자는 이를 모욕으로 받아들여 고소했고, 검찰은 피고인을 모욕죄로 기소했습니다.
4단계: 원심의 무죄 판단
하급심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했어요.
5단계: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무죄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검찰의 주장
개 얼굴 합성은
명백한 모욕이다
피고인의 주장
단순한 해학적 표현
모욕 의도 없다
대법원 판결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무죄)

대법원이 무죄로 본 이유

대법원은 원심이 무죄 근거로 든 몇 가지 사정들을 검토했어요. 원심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들었습니다.
  • 피고인이 영상에서 피해자를 개로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다는 점
  • 피고인이 효과음이나 자막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대법원은 이런 설시가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앞서 본 것처럼 시각적 수단만으로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직접 말로 하지 않았다거나 효과음·자막이 없다는 게 무죄의 결정적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무죄인가?

하지만 대법원은 영상의 전체적인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다음과 같이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동물 그림을 사용했다고 볼 수 있어요. 단순히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대신 동물 이미지를 사용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거죠.
둘째,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다소 해학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판이나 풍자의 수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에요.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해당 영상이 피해자를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표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이 판결이 주는 교훈

불쾌함과 모욕의 차이
누군가 기분 나빠하거나 불쾌해한다고 해서 모두 모욕죄가 되는 건 아니에요. 사회적 평가의 저하라는 객관적 기준이 필요합니다. 이 사건에서 개 얼굴 합성은 불쾌할 수 있지만,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를 떨어뜨리는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거죠.
표현의 자유와의 균형
모욕죄를 너무 넓게 인정하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어요. 특히 인터넷 시대에 패러디, 풍자, 비판적 표현까지 모두 범죄가 된다면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집니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와 명예 보호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 한 거예요.
맥락과 전체적 평가의 중요성
개 얼굴 합성이라는 행위 하나만 떼어놓고 보면 모욕적일 수 있어요. 하지만 영상 전체의 맥락에서 보면 단순히 얼굴을 가리거나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 있습니다. 법원은 행위의 맥락과 전후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어요.
시각적 표현에 대한 기준
이 판결이 시각적 표현을 통한 모욕죄를 모두 부정한 건 아닙니다. 여전히 시각적 수단만으로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어요. 다만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명확히 한 거죠.
요점 정리
유튜브 영상에 피해자 얼굴에 개 얼굴을 합성한 것이 모욕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시각적 표현 수단만으로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원칙을 확인했지만, 이 사건에서는 영상 전체의 맥락을 볼 때 단순히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했거나 해학적 표현에 불과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비록 피해자가 불쾌할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은 불쾌한 표현과 형사처벌 대상인 모욕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표현의 자유와 명예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제시한 중요한 판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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